등락 이어지는 한국 증시…과제는 ‘투자심리 안정화’
등락 이어지는 한국 증시…과제는 ‘투자심리 안정화’
  • 강민경 기자
  • 승인 2018.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 코스피 2014.69 마감…6일 만 반등
- 증권가 “단기 소폭 반등…장기적 하락세 변하긴 어려워”
- 개인투자자 투매 강해져…“‘패닉셀’ 나타나는 것”
- 금융당국 5000억 증시 투자…실효성 의문
- 제조업 체감 경기지수 24개월 만 최저…대외적 요인 작용
- 금융시장·실물 경제, 전망 모두 ‘먹구름’
- “L자형 장기 침체에 접어들 가능성도”

[앵커] 국내 증시가 오늘도 6일 연속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오후 들어 반등했습니다. 어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지만, 오늘은 2020선까지 올라가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여전히 “투자심리가 위축돼 상승세로 돌아서긴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민경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 오늘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시장 흐름 어땠나요?

[기자] 네, 반등은 이뤄냈습니다.

어제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 이후 오전엔 6일 연속 연중최저치를 찍었다가 오후 들어 2020선까지 올랐고 장은 2014.69로 마감을 했습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오늘 증시의 상승세를 단기 반등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안정이 되지 않았고, 연기금 등 기관의 강한 매수로 코스피 지수 회복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증시의 투자자별 매매동향에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개인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3700억원, 2500억원치를 팔면서 강한 매도를 나타낸 건데요. 사실 증권가에선 이미 개인의 투자심리가 ‘위축’을 넘어 ‘공포’ 수준으로 떨어지며 패닉셀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오늘 개인의 투매 경향을 보더라도 그런 추세를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패닉셀이 지속되면 기관 매수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고, 이로 인한 증시 추가 하락도 나타날 수 있어서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는 점입니다.

[앵커] 현 상황에선 투자심리 안정화가 시급해 보이는데요. 정부의 대안 마련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 금융당국은 “상황 악화가 더해지진 않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오늘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수 하락만으로 증시 안정 비상 계획이 시작될 수 없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여기에 반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비해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어제 오전 정부 자금 5000억원을 조성해 국내 증시에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어제 증시가 연중최저로 주저앉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 하루 거래액이 보통 7조원에서 10조원 안팎인데 5000억원 투자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오늘은 연기금 등 기관이 구원투수로 등판하며 코스피가 반등했지만 개인 투자심리 안정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증시 폭락과 더불어 또 다른 악재도 오늘 나오지 않았나요? 제조업 체감 경기지수도 최저로 떨어졌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지수가 2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위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외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는 데다가 국내 경제 정책 등으로 기업들에 비용 타격이 가해지면서 체감 지수가 크게 떨어졌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결국, 대내외적인 원인으로 국내 실물 경제가 침체하자 국내 금융시장도 더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터뷰]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제조업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현재 국제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고요. 제조업이 수출을 해야 하는데 수출해야 하는 상황이 악화돼 있고 여기에 국내 정책적으로 비용 충격이 가해지면서 전반적인 노동비용이나 이런 것들이 상승한 것이 기업을 압박하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전체적인 기업들의 체감 경기상황은 매우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해외에서의 금융 충격에 의한 문제였다고 본다면 현재는 우리나라의 실물 경제가 악화되고 있고요. 이러한 상황이 반영된 금융시장의 어려움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실물 경제와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두 분야에 대한 전망 모두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관건은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경제의 흐름입니다.

먼저 실물 경제는 앞서 설명해 드렸듯이 대내외적 요소로 인해 현재 상황이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전망도 어둡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상장 기업 매출의 80% 가까이가 수출 매출이기 때문에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서 변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국내 증시 역시 단기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큰 흐름에서 봤을 때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의 추세를 바꿀 요인의 변화가 있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쏠립니다.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 될 경우, L자형 장기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 팀장

“‘패닉셀’이라는 것은 분명한데 한국의 내부적 요인에 의한 패닉은 아닌거죠. 중요한 것은 시장의 추세가 바뀌기 위해선 올해 주식시장의 하락을 초래했던 요인들의 변화가 최소한 더는 나빠지지 않거나 혹은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아서. 시장이 단기 급락에 따라 급반등이 있을 순 있지만 침체 추세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다. 최악의 경우에는 ‘L자형’ 침체, 급락 이후에 낮은 수준에서 횡보하는 모습 침체가 장기화되는 모습도…”

[앵커] 네, 글로벌 증시의 주요 핵심 과제인 미·중무역 분쟁과 미국의 금리 정책 그리고 미 달러 가치 문제 등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강민경 기자였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