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강남점 개점…사라진 정유경의 차별화 전략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개점…사라진 정유경의 차별화 전략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8.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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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브랜드 파워…유치 까다로운 명품 브랜드 입점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에 매장 면적의 36% 할당
실종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놀이터 전략'…앉을 곳 없는 고객들

[팍스경제TV 박혜미기자]
(앵커) 최근 신세계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일부 구역 사업권을 따내면서 면세점 사업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오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시내면세점을 개점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하지만 신세계가 내세운 차별화 전략과 다르게 아쉬운 점도 있다고 하는데요, 현장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박혜미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에 나와있습니다. 개점 첫날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국내외의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곳은 1만 3500여 제곱미터에 총 5개층 규모로 35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습니다.

지하 3층 그리고 메리어트 호텔과 연계된 로비층은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나머지 3개 층 매장들이 공개됐습니다.

기존 면세점들과 차별화를 위해서 럭셔리 슈즈나 액세서리, 시계 등의 카테고리를 강조했습니다. 일부 브랜드들은 면세점 최초로 유치해서 선보이는 단독 브랜드들입니다.

여기에 국내 패션 잡화 브랜드들도 입점해서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 제품을 알리는데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매장 면적 중 36%를 국내 브랜드에 할애했는데, 국내 면세점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여기에 업계에선 처음으로 파워블로거나 유튜버 등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스튜디오 S'를 선보였습니다.

전세계의 SNS 스타들이 면세점을 직접 체험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건데요, 유튜브 등을 통한 입소문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쉽게 매장을 입점시키지 않는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다는 점에 주목됩니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면서 시장에 처음 뛰어들었고 2016년 명동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면세업계에선 아직 신생기업으로 볼 수 있는데 이같은 신생기업들이 명품브랜드를 유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유경 총괄사장의 브랜드 유치력이 더해지면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인데요, 이를 토대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국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 3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두 개 구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면서 국내 면세점 시장 점유율은 기존 13%에서 최대 2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올해 매출 1800억원, 내년엔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백화점과 센트럴시티 등 인근 상권과 연계해서 해외 관광객과 국내 고객들의 발길도 사로잡겠다는 전략입니다.

<박준홍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점장>
"기존의 시내면세점들은 외국인관광객 매출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희 신세계 강남점 같은 경우는 내국인 유동고객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내국인 매출과 일반 FIT(개별관광객)매출 위주로 집중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신세계는 이번 강남 면세점 전략으로 정용진 신세계부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놀이터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강남점은 쇼핑 놀이터라는 전략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첫날 공개된 3개층에는 휴식공간이나 의자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방문객들은 매장이 없는 빈 벽 앞에 삼삼오오 모여서 서서 일행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다만 일부 외국인 관광객 중 이른바 큰 손을 위한 휴식 공간은 별도로 마련돼 있었습니다. 

3층 매장 한켠에 유니온 라운지가 있었는데요, 해외에서 발행된 유니온카드를 소지한 고객 중 1000달러 이상을 구매한 고객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신세계측은 해당 공간은 자신들과 무관하고 유니온카드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장 내부에 휴식공간이 전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신세계는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할 당시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했지만 강남점 개점과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면서 20%를 내다보게 됐습니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순 쇼핑공간이 아닌 차별화 된 경험을 내세웠는데요, 이번 강남 면세점을 통해 관광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신세계의 운영 방침과 실제 현장은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 만큼 신세계가 내세운 차별화 전략이 어떻게 현실화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에서 팍스경제TV 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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