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 "국민연금 경영 개입·노동자 이사회 참여 필요"
장하준 교수 "국민연금 경영 개입·노동자 이사회 참여 필요"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8.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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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선진국 장벽 가로막히고 뒤에선 중국 추격"
장 교수 "국민연금 경영 개입하고 노동자·지역사회 이사회 참여해야…장기적 성장 목소리 내야"
신장섭 교수 "문재인정부 경제민주화 정책, 경제논리 외면…생산부터 고민하고 배분해야"

[팍스경제TV 박혜미기자]
(앵커) 한국경제가 선진국의 장벽을 뛰어넘지 못하면서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와 정부의 최첨단 사업 보호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오늘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교수와 신장섭 싱가폴 국립대교수를 초청해 '기업과 혁신생태계'를 주제로 한국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특별대담이 열렸는데요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박혜미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여의도 전경련회관에 나와있습니다. 오늘 이곳에서는 기업과 혁신생태계를 주제로 장하준 교수와 신장섭 교수의 특별 대담이 두시간 가량 진행됐습니다.

경제학자인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우리 경제가 ‘유망산업은 선진국의 장벽을 뚫지 못하고, 주력 산업은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주력산업이던 조선과 철강이 이미 중국에게 잠식당한 것처럼 반도체도 언제 따라잡힐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생산 1위라고는 하지만 정작 반도체를 만드는 기계는 아직도 일본과 독일에서 수입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같은 최첨단 산업, 특히 유치산업을 보호하려면 우리 정부가 관세나 보조금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서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장 교수는 외환 위기 이후 6%였던 경제성장률이 급속히 2~3%로 줄었는데, 이는 외국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설비투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들이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요구했고, 대기업의 장기투자가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장기주주들에게 의결권이나 세금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이날 장 교수는 국민연금 등 대규모 투자자들이 국민경제적 입장에서 기업경영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국민연금 등 공공성을 가진 대규모 투자자들이 국민경제적 입장에서 주요 기업 경영에 개입을 해야 합니다. 이런 얘기하면 연금사회주의라고 하시는데 그건 이율배반적인 생각이라고 봅니다."

국민연금의 경영 개입이 연금 사회주의라는 비판에 대해선 자금을 가진 주주의 권리 행사인데 노동자가 하면 사회주의고 자본가가 하면 자본주의라는 이중잣대라는 지적입니다.

또 노동자와 지역사회 대표들이 이사회에 참여해서 단기주주보다 장기적 성장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하지만 신장섭 교수는 장 교수가 제시한 국민연금의 경영개입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신 교수는 "장 교수가 기관투자자의 기본기능과 규제철학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갖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 교수는 본질은 국민연금이 독립적으로 투자수익률 전망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지 않고 정부 정책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면 모두 연금사회주의가 된다는 사실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의 돈을 모아 대신 운용하는 수탁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돈을 직접 투자하는 자본가와 다르다는 겁니다.

또 신 교수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해서도 연금사회주의라고 비판했습니다.

연금가입자들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원칙을 공정거래위원회 업무까지 확장한다는 데에 동의한 바가 없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공약이나 정책방향이기 때문에 도입한다는 건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크게 훼손하고, 정부의 뜻에 따라 국민연금이 대기업 개혁수단으로 활용되는 셈이라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신 교수 역시 주주들의 단기이익 추구 성향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평등을 지향하는 경제민주화는 오히려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습니다.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
"분배구조가 나빠진 원인이 여러가지가 있고 재벌구조는 그 중에 하나뿐인데 그것만 해결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면서 다른 부분은 건들지 못하게 하고 그러면서 오히려 악화된겁니다."

이념보다는 생산 활력과 적절한 분배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데 현재 경제 논리를 도외시한 경제민주화 정책이 기업투자 위축과 고용 둔화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신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정책이 소득을 올리기 위해 성장하는 것인데, 소득을 먼저 올리면 성장이 이뤄지고 다시 소득이 올라가는 경제는 있을 수 없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팍스경제TV 박혜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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