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용모규정’ 완화에 동참하는 항공업계…“지속이 관건”
승무원 ‘용모규정’ 완화에 동참하는 항공업계…“지속이 관건”
  • 정새미 기자
  • 승인 2018.0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진에어 ‘청바지’ 논란…“기내환경 고려하지 않았다” 불만
고기압에 장시간 노출되는 승무원, 각종 질병 시달려
티웨이항공, 객실승무원 머리 규정 자유화
염색‧파마 모두 허용…“안전과 서비스에 더 집중할 것”
아시아나, 30년 만에 모자 벗어…두발규정 완화
제주항공, 승무원 안경 착용‧자유로운 네일케어 허용
제주항공, “유연한 조직문화 만들겠다” 포부
규정 완화, 실제 문화개선 이뤄낼지 관심

[팍스경제TV 정새미 기자]

(앵커) 최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논란’이 항공업계의 규정까지 바꿔놓고 있습니다. 그간 항공사들은 객실승무원에 보수적인 근무복장과 용모규정을 고수해왔는데요. 최근 대한항공 사태로 이러한 규정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항공사들은 변화에 나서는 추세입니다. 자세한 이야기 정새미 기자와 나눠봅니다. 

(앵커) 정 기자, 흔히 승무원하면 쪽진 머리에 딱 맞는 유니폼을 입은 획일화된 모습이 떠오릅니다. 단정함을 유지하는 건 좋지만, 승무원들에겐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진그룹 계열 LCC인 진에어의 ‘청바지 유니폼’입니다.

진에어의 청바지 유니폼은 기압이 높아지는 기내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제작돼 논란이 된 바 있는데요. 

항공기는 10000미터 이상의 고도까지 올라갑니다. 

기내에선 기압조절이 이뤄지지만, 장시간 청바지를 입는 승무원의 경우 높은 기압에 하체가 압박돼 소화장애와 질염 등의 질병에 노출되는 겁니다. 

이번 논란이 제기되기 전부터 승무원들의 유니폼 변경 요구는 계속는데요.

하지만 사측이 유니폼TF팀을 구성하기는 했으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진에어는 현장 승무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짧은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진에어 관계자)
현장 승무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할 것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 만드는 방안 검토할 계획

(앵커) 네, 그런데 항공업계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승무원의 어피어런스 규정, 즉 외모와 복장 규정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주부터 객실승무원들의 머리 규정을 아예 없앴습니다. 

이에 따라 승무원은 염색과 파마는 물론, 머리를 묶거나 단발머리를 유지하지 않아도 되는데요. 

티웨이항공은 승무원들이 규정을 위해 써야 하는 에너지와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승객의 안전과 서비스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밖에, 승무원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의 종류도 기본적인 재킷과 치마 정장 스타일은 물론, 원피스와 활동이 편리한 바지도 입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승무원들은 회사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남경아 / 티웨이항공 객실승무원팀 사무장
(기존 규정은) 시간이 조금 걸리는데요 지금은 각자 개성에 최적화된 스타일을 추구하기 때문에 오히려 본인이 제일 자신있는 스타일대로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개성 그리고 각자의 표준화되지 않은 자유로움 속에서 오히려 더 서비스에 집중하고 밝은 자세로 손님들을 대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러한 변화는 티웨이만이 아닙니다. 아시아나와 제주항공이 보다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고있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역시 올해 3월부터, 30년 만에 모자규정을 없애고 두발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아시아나 승무원들 사이에서 모자 착용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많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모자가 잘 고정이 되지 않았고 통풍이 되지 않는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이어 제주항공은 4월, 승무원들의 안경 착용과 자유로운 네일케어 등을 허용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객실승무원의 안경착용을 금지하는 규정은 없었는데요. 

승무원들은 시력이 좋지 않더라도 비행 중엔 콘텍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눈이 나쁘더라도 비행할 때만큼은 렌즈를 착용하는 게 일종의 관행으로 굳어져왔기 때문인데요. 

이로 인해 장시간 혹은 야간 비행을 마치면 결막염 등 눈에 질병이 생기는 사례가 많았다고 합니다.

제주항공은 앞으로도 유연한 조직문화를 위해 힘쓴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김태영 / 제주항공 홍보팀 과장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면서 이를 고객과 나누는 조직풍토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 중에 하나입니다 객실승무원이 즐겁고 행복한 상태에서 제공하는 객실서비스가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부에서는 규정의 완화가 실제 문화의 개선으로 이어질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보여주기식 홍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머리모양과 복장이 일부 허용됐지만, 이러한 시도가 과연 승무원의 근무환경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겁니다. 

결국 승무원을 대하는 사회적인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건데요. 

현직 승무원은 이전보다 규정은 완화됐지만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입장입니다.

때문에 규정의 완화가 실제적인 문화의 개선이 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현직 승무원) 
복장 등의 외모 규정이 이전보다 느슨해진 것은 사실
하지만 일부에선 여전히 눈치, 혼란스러운 상태
규정의 완화가 문화의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앵커) 네, 규정의 완화로 ‘사람중심’의 토양이 마련될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군요. 정새미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