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임대료 인하율 갈등…공항공사·면세점 '평행선'
면세점 임대료 인하율 갈등…공항공사·면세점 '평행선'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8.0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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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면세점 "품목별 영업요율도 35~40% 차등 인하율 적용해야"
신세계·신라면세점 "구역별 임대료 인하율 차등 적용해야"
"T1 항공사 재배치로 구역별 타격 규모 달라"
인천공항 "근거없어…일괄 적용 후 데이터 나오면 정산"
롯데면세점 철수…이달 말 후속 사업자 선정 입찰

[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앵커) 최근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한데 이어 신라와 신세계 등 대기업 면세점들이 임대료 인하율을 두고 인천공항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소면세점들도 임대료 인하율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임대료 논란이 면세점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박혜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박 기자, 오늘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중소 면세점 업체들이 항의 집회를 가졌죠? 어떤 얘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네 오늘 오전에 인천공항공사 청사 앞에서 인천공항에 입점해있는 중소 면세점 업체 4곳이 면세점 임대료 인하율을 변경해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들은 제2여객터미널 오픈으로 인한 임대료 할인율 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공항 공사는 27.9% 일괄 인하율을 적용하겠다고 했는데요, 중소업체들은 여객동 인하율 37.5%와 항공사별 객단가를 반영한 재검토를 요구한 상황입니다.

제2터미널이 지난 1월에 문을 열면서 승객수가 가장 많은 대한항공 등 4개 항공사가 2터미널로 이전한 상황인데요, 승객수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를 반영해 임대료 할인폭을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대기업과 같은 영업요율, 즉 판매수수료도 35~40% 가량 낮춰서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 중소 면세점은 이미 대기업의 60%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있는데 어느 정도 혜택을 주고 있는거 아닙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정부가 지난 2012년 중소·중견기업 활성화 정책을 낸 이후 2015년에 인천공항공사가 중소 면세점에 대기업 대비 60%가량 낮은 임대료를 책정했습니다.

하지만 중소업체는 임대료만 낮을 뿐 판매수수료와 마케팅, 공동프로모션 등의 요구는 여전히 대기업과 같은 수준인데다 입지 조건도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뒤떨어진다는 주장입니다.

따라서 품목별 영업요율을 차등 적용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죠.

<최종윤 SM면세점 대표이사>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품 매입원가 차이가 굉장히 많습니다. 대기업은 아무래도 유통전문화된 기업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비해 강점을 가지고 있고 면세점 내에서도 가장 판매가 용이한 중심에 대기업들이 포진돼 있거든요,

(그러나)상품 판매 후 공항에 내는 영업요율, 즉 판매수수료는 똑같이 공항공사에 내야만 하는 현실입니다."

또 이들은 여객동과 탑승동을 구분해서 인하율을 적용해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2터미널 개장으로 항공사들이 재배치되면 항공사의 위치에 따라 승객수가 달라지고 업체들의 매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앵커) 제2터미널 개장에 다른 인하율 차등 적용은 대기업에서도 이미 요구하고 있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신세계나 신라면세점 등 대기업 면세점들은 이미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구역별 임대료 인하율을 차등 적용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제2터미널로 대한항공 등이 배치되면서 제1터미널 항공사들의 재배치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구역별 승객수에 따라 인하율도 다르게 해달라는 겁니다.

예를 들면 기존에 제1터미널 동편에 대한항공이 있었는데 제2터미널로 옮기면서 서편에 있던 아시아나항공이 동편으로 재배치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승객수가 당연히 줄어들고 현재 서편에 위치한 면세점들은 타격이 불가피한거죠.

업계에선 무조건 인하율을 높여달라는게 아니라, 구역별로 손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인하율을 더 높이거나 낮추는 등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업계 관계자의 말 들어보시죠.

<면세점 업계 관계자>
"저희 입장은 구역별로 임대료 차등 인하해달라 동일한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왜 받아들여주지 않는지) 저희도 사실 답답하긴 해요."

(앵커) 무조건 낮춰달라는것도 아닌데 인천공항공사측이 업체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인천공항공사측은 올해 1월에 제2터미널이 개장했고 이에 따른 객단가 등의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인하율을 차등 적용하려면 어떤 확실한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지난 연말 기준 데이터만 있는 상탭니다. 제2터미널 개장 전 데이터만 있는거죠.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 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우선 27.9%를 일괄 적용해서 인하해주고, 6월이나 7월쯤 데이터가 나오면 정산을 해 주겠다는 겁니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인천공항공사가 업체의 요구대로 인하율을 차등 적용했다가는 잘못하면 배임 의혹까지도 제기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사후 정산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면세점들은 손해가 뻔한 상황인 만큼 먼저 차등적용을 해 주고 정산을 해도 되지 않느냐 이렇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달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사업권 일부를 남기고 철수했는데, 이번엔 그 사업권을 누가 가져갈지에도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죠?

(기자) 네 지난 9일 롯데면세점이 일부 사업만 남기고 제1터미널 3개 구역 면세사업권을 반납했는데요, 후속 사업자 선정 입찰이 이달 말쯤 공고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입찰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는데요, 롯데면세점이 공사측이 제시하는 임대료에 따라서 입찰에 또 다시 참여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힌 상탭니다.

따라서 롯데의 빈 자리에 뛰어들 계획인 신라면세점이나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도
임대료 등의 입찰 조건을 두고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롯데 역시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양측 모두 임대료를 두고 물러날 수 없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앵커) 네 양측 모두 입장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는 만큼 어떤 합의안이 도출될지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혜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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