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부재…롯데 "흔들림 없이 간다"
신동빈 부재…롯데 "흔들림 없이 간다"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8.0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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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경영공백, 일본 경영 간섭 우려 대두
롯데 “일본측 경영간섭, 상식적으로 어려워”
황각규 롯데 부회장, 설 연휴에도 경영 점검
신동주, 임시주총 소집 경영복귀 시도 가능성도

[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어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롯데그룹 전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지주사 전환부터 경영구조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 같은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박혜미 기자, 신 회장의 사임 이후 가장 많은 우려가 일본의 경영간섭, 즉 한국 롯데가 일본에 종속될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대로 재계에서 신 회장의 경영공백에 이어 일본 롯데홀딩스 사임으로 일본인 전문경영자들이 일본 롯데를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데요,

지금 현재, 롯데그룹의 구조상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우려입니다.

이유는 한일 롯데의 지분 구조가 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인데요.

살펴보시면, 일본 롯데의 지주사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의 지분 99% 이상을 갖고 있습니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라고 볼 수 있고요. 호텔롯데가 주요 계열사 지분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호텔롯데의 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럼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서 한국 롯데가 진행 중인 투자나 인수·합병 등 주요 현안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거군요? 그렇죠?

(기자) 네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였다는 점이 그래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겁니다.

다만, 지난해 롯데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롯데쇼핑이나 제과, 유통이나 식품 쪽 계열사들은 어느 정도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게 됐습니다.

간섭을 덜 받는 구조인거죠.

하지만 화학이나 건설, 관광 분야 계열사들은 호텔롯데가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의 대주주인 일본 롯데쪽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롯데에서는 경영간섭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합니다.

한국 롯데의 경영을 잘 알지 못하는 일본 롯데 경영진의 간섭은 오히려 주가 하락과 같은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주주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는 얘기인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이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기존 1.4%에서 4%로 늘어났습니다. 개인으로는 최대주주가 된겁니다.

(앵커) 그럼 대표이사를 사임했어도 신동빈 회장 체제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봐도 된다는 겁니까?

(기자) 네 신동빈 회장에게 표를 던졌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여전히 신 회장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신 회장의 사임은 말 그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관행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신 회장은 이사 부회장으로서 여전히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광윤사를 제외한 주주들은 여전히 우호적인 입장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합니다.

얘기를 종합해보면, 주주들은 실익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반대편에 선다고 해서 실익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자칫했다가, 롯데 경영구조를 흔드는 일이 발생하면 주주들 이익에 악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겁니다.

롯데는 신 회장의 최측근인 황각규 부회장 체제로 이미 위원회를 구성해서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입니다.

황 부회장은 지난 설 연휴기간에도 매일 출근해서 경영상황을 점검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 일본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에게 이사직에서도 사임하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는 거 아닙니까?

(기자) 네 신 전 부회장이 오늘 자신이 운영하는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란 일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인데요,

신 전 부회장은 말씀대로 신 회장의 이사 부회장직을 내려놓으라는 요구와 함께,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이사를 비롯한 이사진들에게도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과 광윤사가 기업 지배구조 쇄신과 롯데의 경영 정상화에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 이런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 전 부회장이 임시주총을 소집해 경영권 복귀를 시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데요,

롯데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의 경우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로부터 한번 신임을 잃은 인물이고, 신 회장이 아직 주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인 만큼,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사실 롯데의 경우는 주요 사업장이 국내에 있잖아요, 그래서 신 회장이 일본과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지배구조 개선을 해 왔던건데, 차질이 좀 있겠네요?

(기자) 구조적으로는 일본의 간섭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려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국내 사업장에 대한 일본 경영진의 간섭은 주주들의 실익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한일 양국을 오가면서 준비했던 호텔롯데 상장 자체가 기약없이 연기되고 있다는 점은 가장 뼈아플 것입니다. 

다만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예정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것이 롯데측 입장입니다.

당장 27일 임시 주총을 앞두고 있는데요.

6개 계열사 흡수합병안이 상정될 예정입니다. 신 회장의 구속과 롯데홀딩스 사임이 안건 통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키를 쥐고 있는 소액주주들 중 지배구조 개편을 반대했을 때 얻는 실익이 미미하다는 분석에 따라, 안건 통과 가능성이 좀 더 높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이 다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는 만큼, 신동빈 회장 체제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냐는 전망도 우세합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혜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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