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속 '중소기업 기피현상' 여전…'낮은 급여' 때문
취업난 속 '중소기업 기피현상' 여전…'낮은 급여' 때문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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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취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아직도 대기업만을 바라보는 취업준비생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대기업 편향 위주의 경제구조인데다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 또한 중소기업 입사를 희망하는 취준생들을 위축시키고 있는데요. 

관련해서 마이더스HR 박선규 대표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얼마 전에 중소기업에 입사하려고 할 때 주변의 반대를 겪은 적이 있다는 설문조사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실제로 그런가? 

박선규 대표) 모 포털의 조사결과였는데요. 중소기업에 최종 합격한 구직자 10명 중 4명이 ‘입사 결정 여부’를 놓고 가족들과 마찰을 빚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는 주변의 냉담한 반응에 가슴앓이를 했던 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응답자들의 40.9%는 가족들로부터 ‘입사를 미루거나 포기하고, 다른 기업을 알아보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놨고, 26.7%는 ‘공무원 시험이나 기타 전문직 시험 준비를 시작하라’고 들었으며, 25.3%는 ‘합격한 회사에 잠깐 다녀보고 재취업 준비를 결정하라’는 말도 적잖이 들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5.3%의 적은 수였지만 ‘해외 연수나 유학을 다녀오라’는 제안까지 받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우리나라는 대기업 편향위주라는 지적이 많은데, 그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 같은데? 이유는?

박선규 대표) 중소기업을 향한 주위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 즉 ‘편견’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보입니다.

지난 4일 한국중소기업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취업준비생 466명 가운데,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응답자들 180명은 가장 큰 이유로 '급여가 낮아서‘를 꼽았습니다. 이어 '근무환경이 열악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서', '미래 비전이 없을 것 같아서' 순으로 응답했는데요. 이처럼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사회적 인식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최대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돌취생도 중소기업의 비중이 큽니다. 최근 한 취업포털이 구직자 성인남녀 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8.8%가 돌취생, 즉 돌아온 취업준비생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의 최근 직장은 중소기업이 53.3%로 가장 많았습니다.

앵커) 취업난에 시달리면서도 중소기업을 기피한다는 사실이 참 씁쓸하게 느껴진다...중소기업과 대기업에 취업시 차이가 많은지?

박선규 대표) 급여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달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7년 9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평균 임금격차는 지난해 8월 176만6000원에서 올해 8월 178만5000원으로 1만9000원 확대됐습니다. 임금 수준은 2009년 대기업의 61.4%에서 2015년 60.6% 수준으로 줄며 임금격차는 오히려 늘어난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를 해 보면 더 이해가 되실텐데요. 중소기업연구원이 지난 달 발표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500인 이상 대규모 기업 평균임금은 일본보다 51%, 미국보다 30% 이상이 높은 반면, 중소기업은 일본이나 미국 임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불이익 측면에서는 일부 대기업 이직 시 경력 인정을 모두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인데, 대기업에서는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의 입사 시 경력 산정을 일부만 해 주는 곳이 있어서입니다.

앵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박선규 대표)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동시에 중소기업이 젊은이들이 일하기 좋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제가 될텐데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다양한 복지 혜택을 줘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골이 깊은 구직자와 중소기업 간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확대해 구직자와 기업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중소기업 장기 근속자들에게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해 직장을 그만 둘 경우 손해를 본다고 느낄 정도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소기업 인력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금격차를 해소해야 하는데요. 우리나라 30대 기업이 가진 유보금이 700조원에 육박합니다. 대기업의 이익을 적정하게 조정해, 협력이익이 협력업체와 하청업체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청업체에 단가 후려치기’ 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대기업만이 이익을 독식하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빈곤해지는 것은 부의 양극화와 빈곤의 덫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사와 하청업체의 비용절감이 대기업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이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앵커) 정부가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나?

박선규 대표)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R&D 혁신방안 같은 정책도 도움이 되는데요. 선순환적인 창업생태계 조성과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추진해 온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과 정부사업의 중소기업 직접 발주 제도화, 그리고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정착과 상생의 다양한 협력사업지원 등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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