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도청사건, 구본무 회장 물러나게 할 수 있다"
"LG 도청사건, 구본무 회장 물러나게 할 수 있다"
  • 오진석
  • 승인 2017.0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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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간담회 '구본준 부회장' 참석, 그룹의 심각성 인지?
구본무 회장 2선 후퇴까지 점쳐져

[팍스경제TV 이형진 기자] 

(앵커)

자. 그럼 이번에는 LG화학 노조 불법 도청 사태가 어디로 흐를지 분석해 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보도국 이형진 기자 자리했습니다.

이형진 기자. 지금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합동 조사에 나섰고, 노조는 고용노동부 장관 청문회 시점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계획 중입니다.

궁금한 것이요. LG그룹은 이 사태를 어느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LG그룹의 입장을 알기 위해서 먼저 들여다 봐야할 것이 사과문입니다.

“사과문에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책임지겠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이 얘기는 아직 사실관계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서는 사측이 어떤 책임도 질 수 없다는 소리나 마찬가지고요.

또, 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기자들에게 제공되는 내용을 보면, LG화학 불법 도청은 한 직원 개인의 일탈이지, 회사가 조직적으로 벌인 일은 아니다, 라는 얘기를 한 것으로 보아, LG그룹은 이 사태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합동조사에 착수했는데도 말입니까? 그게 말이 된다고 봅니까?

(기자)

그렇죠? 저도 LG그룹 측 대응이 다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사과 방식도 사과문 하나 달랑 한 장 내놓고, 그냥 사태 추이를 바라보는 것부터가 이 상황을 그리 심각하게 보지 않는다는 시그널이고요.

 

(앵커)

그러니까, LG화학 대표이사 박진수 부회장이나 그룹 누가 나와서 공식 사과를 했어야 한다?

(기자)

그렇죠. 이 정도 사안이면, 무조건 고개 숙이면서 공개사과하는 형태가 맞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었거든요.

하지만, 직원 한 개인의 일탈이다라는 얘기를 사측에서 하는 것으로 봐서는, 사실관계를 노조와 혹은 정부, 상대, 수사기관에서 다투겠다는 것이 LG그룹의 최종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군사독재 시절에서나 볼 수 있는 노조 불법 도청, 불법 사찰 문제가 터졌는데, 다투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는 것 자체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식의 LG그룹의 인식이라는 거죠.

 

(앵커)

그래도 말입니다. 오늘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호프데이에 LG그룹 구본준 부회장이 참석하는 것에 대해 LG그룹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그건 그렇습니다. 사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와병으로 쓰러진 이후, 구본무 회장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함께, 재계의 큰 어른 역할을 해왔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구본무 회장이 참석하는 것 아니냐라는 전망이 많았죠.

하지만 LG화학 불법 도청 사건이 딱 이 시점에 터졌고요. 그래서 겸사 겸사 앞으로 대신 그룹을 맡아 이끌어갈 구본준 부회장이 가는 것 뿐이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사태가 심각했다면, 전문경영인을 보내겠죠.

 

(앵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 오너가인 구본준 부회장도 오늘 대통령 호프데이에 참석하지 못했을 거다? 일단 알겠습니다.

앞으로의 사태, 출입기자 입장에서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네. 일단 앞선 단독보도를 통해 확인하셨지만,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무슨 얘기나 하면,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노동계가 정권 창출에 대한 정산을 시작하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국민 여론이 높아서 할 일이 산적한 문재인 정부에 본인들 입장만 전달하기에는 부담이 컸다고 합니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계한테 노동계에 대한 정책도 준비 중에 있으니까, 기다려 달라는 시그널을 계속 보냈고요.

노동계가 벙어리 냉가슴 부글부글 끓고 있던 차에 LG화학 노조 불법도청 사태가 일어난 거죠.

 

(앵커)

그런데, 대통령이 재계 수장들만 먼저 만나고요? 원래는 사원대표들도 함께 만나려고 했다가 없던 일이 됐고요? 그렇죠?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노동계는 LG화학 불법 도청 사태를 근거로 일자리 정부,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계에 대한 정확한 스탠스를 파악하려고 하는 겁니다.

천운인지, 불행인지는 몰라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노동계 출신인 더불어 민주당 김영주 의원으로 정해졌으니까요.

노동계로써는 김영주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에 맞춰, 현 정부의 노동정책의 리트머스로 삼겠다는 거죠.

만일, LG화학 불법 도청 사태가 유야무야 끝날 경우, 노동계와 문재인 정부는 영원히 함께 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설 수도 있는 거죠.

 

(앵커)

일자리 대통령과 노동계가 함께 할 수 없다? 좀 황당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러네요?

(기자)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앵커)

그럼 LG그룹 측 사과문 얘기로 돌아가서요. LG그룹에서 이 사태를 종결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네. 저도 그래서 알아봤는데요.

전문가들 입장은 사태가 너무 심각해서 대표이사는 무조건 물러나야 한답니다. 그러니까 LG화학 박진수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겁니다.

회사는 다투겠다고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상황 만 악화시킬 뿐, 그런 것은 의미가 없어보인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앵커)

그 정도면 됩니까? 박진수 부회장만 그만두면 해결되냐는 겁니다?

(기자)

아뇨. 그 정도로는 해결이 안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LG그룹 측 초기 대응이 너무 미온적이었다는 거죠.

정부는 이미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철저하게 진상규명해서 처벌을 이끌어내야 할 상황인 것은 이미 인지하고 계실 겁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문재인 정부 탄생의 정통성마저 흔들릴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구본무 회장이 책임지고 2선 후퇴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앵커)

LG화학 노조 불법도청 사태가 구본무 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다? 정말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군요.

그런데도, LG화학은 다투겠다고 한다. LG그룹의 인식이 얼마나 안이한 것인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형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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