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권오철 기자]
(앵커)
LG화학 사측이 임금협상 중 노동조합 상대로 불법도청을 자행하다 발각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한 실무자의 개인적 일탈행위라는 식으로 해명했지만 노조는 회사의 조직적 개입을 주장하면서 형사고발 조치를 취하는 등 초강경대응에 나섰습니다.
권오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엘지화학노동조합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LG화학 사측이 노조 회의실을 불법으로 도청한 사실을 폭로하고 규탄했습니다.
[인터뷰 : 장필상 LG화학 노동조합 위원장]
회사의 불법 도청 행위는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 개입이며 이를 통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말살하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하여 대표이사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며...
(기자)
LG화학은 녹음은 실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노조는 사측의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인터뷰 : 신환섭 화학섬유노조연맹 위원장]
회사는 계속 발뺌을 하다 나중에 밖에 나가서 증거를 인멸했습니다. 덧씌우기를 통해 복원되지 못하게 해서 (도청장치를) 돌려줬는데...
(기자)
LG화학 노조는 결국,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사측 관계자에 대한 고소 고발을 결정했습니다.
[인터뷰 : 이수희 법부법인 한별 변호사]
노조원들끼리만 휴게실이라고 하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해당될 수 있고요. 노조의 업무를 방해했다고도 볼 수 있고...
(기자)
LG화학은 직원 개인의 일탈로 회사도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 송충섭 LG화학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회사 측에서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제3자인 사법기관 등에 조사를 의뢰해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일부에서는 LG그룹 경영진이 겉으로만 ‘인화’를 내세웠을 뿐, LG화학 노조 불법감청 사태처럼 조직적인 노조사찰로 직원들을 관리해 온 것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이정미 정의당 의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벌 대기업이 노동 3권, 노동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 강구하겠습니다.
(기자)
수사 결과에 따라,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의 구속은 물론, LG그룹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까지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LG화학 사측은 발 빠르게 공식사과와 함께 진상규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고소 고발이라는 강공을 선택하면서 불법 도청사건은 LG그룹 전체로 일파만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팍스경제TV 권오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