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병폐①] 에이치앤비디자인, 매출 18억의 소방전문기업을 313억 가치로 41% 인수...누가 결정했나?
[코스닥 병폐①] 에이치앤비디자인, 매출 18억의 소방전문기업을 313억 가치로 41% 인수...누가 결정했나?
  • 김덕조 기자, 배석원 기자
  • 승인 2024.02.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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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앤비디자인, (주)수 매출 18억 회사 지분 41% 130억원에 인수...인수가 고평가 논란
외부평가기관, 5년간 매출 14배, 세전이익 188배 증가 추정…평가결과에 합리적 의심
에이치앤비디자인, 직접 찾아갔지만...정확한 입장 내놓지 않아
㈜수 지분 매각한 메타버셜그룹 외 1인, 그들은 누구인가?
㈜수의 CB/BW 매각해 130억원을 현금화한 김수연과 김상규는 누구인가? 

[편집자 주] 코스닥 시장의 병폐는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못 본 척 지나가는 것,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본지는 눈에 보이는 기업들의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태들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다수의 투자자들 즉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큰 피해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인수·합병(M&A) 사례를 살펴보겠다. 코스닥 회사의 경영진들이 작은 기업을 하나 인수했는데 뭔가 석연치가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겠다. 그 기업 이름은 에이치앤비디자인(227100)이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 에이치앤비디자인, (주)수 매출 18억 회사 지분 41% 130억원에 인수...인수가 고평가 논란

에이치앤비디자인의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은 129억원 영업손실 77억억원 순손실 77억원이다.  2021년도는 매출 132억원, 영업손실 92억원, 순손실 195억원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적자가 지속하는 기업이다. 회사는 아직 2023년 실적은 공시하지 않은 상태다. 이 회사의 최근 공시를 보면 소송과 대표이사 해임의 건 등으로 아주 복잡하다. 이런 걸 보고 '경영권 분쟁'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번 기사는 경영권 분쟁을 이야기 하려는 것은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에이치앤비디자인 공시 현황 

회사는 2023년 6월 9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 결정이라는 공시를 올렸다. 주식회사 수(대표 황득규)의 주식 10만 주를 130억원에 인수한다는 것이다. 100% 지분도 아니고 주식회사 수의 지분 41.48%만을 인수하는 조건이다. 공시에는 양수 목적으로 '사업다각화 등의 경영상 목적'이라고 적어놓았다. ㈜수는 소방제품, 소방기기 제조 및 도소매를 하는 기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에이치앤비디자인 공시 캡처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보자. ㈜수의 가치를 측정한 외부평가기관은 더클회계법인이다. 공시를 보면 ㈜수의 지분 41,18%의 가치를 130억원으로 산정했다. ㈜수의 기업가치(100%지분)를 계산해보면 313억원으로 평가한 것이다. 평가 기간이 2023년 2월 말에서 3월 초라는 것을 감안하면 2022년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평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수의 매출과 이익은 어느 정도나 될까. 2022년 매출 18억원, 영업이익 5000만원, 순이익은 2억원이다. 2023년 매출도 18억원, 영업이익은 3000만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수의 설립 시기는 2016년 7월이다. 이제 6년차를 맞은 매출 18억원 수준의 소기업에 불과하다.

회사 가치 측정을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지표로 이야기해 보자. 313억원의 기업가치는 PSR(매출액대비 기업가치 : price sales ratio)이 무려 17.3배다. 일반적으로 분석하는 PER(순이익대비 기업가치)은 156.5배다. 최근 저PBR주가 뜨고 있는데, ㈜수를 계산해보면 PBR(순자산=자본대비 기업가치)은 34.4배다.

공시에서 가치 측정을 한 회계법인은 '현금흐름 할인법'을 사용했다. 현금흐름 할인법은 향후 이익의 현재가치총합으로 기업가치를 구하는 방식인데 수식에 사용하는 모든 가정이 완벽하다는 전제하에 좋은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평가자가 임의적으로 결정하는 매출 성장률과 영업 이익률 등 변수가 많아 업력이 짧은 중소기업을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많다. 

◆ 외부평가기관, 5년간 매출 14배, 세전이익 188배 증가 추정…평가결과에 합리적 의심

더클회계법인에서는 팍스경제TV 취재진에게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를 보내왔다. 내용을 첨부한다. 당연히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준에 따라 한 평가이기 때문에 이것을 '맞다' '틀리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식선에서 이야기 해보자. 일단 첫해 추정치부터 완전히 어긋났다. 2023년 매출을 50억원으로 봤는데 실제로는 18억원에 불과하다. 그리고 2027년까지 매년 50% 성장한다는 추정치를 기술했다. 

2022년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2023~2027년까지) 매출액은 2022년 대비 14배, 세전이익은 188배 늘어나는 추정을 깔아놓고 기업 가치를 평가했다고 보면 된다. 아주 공격적으로 매출 추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게 과연 상식적인 분석인지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 에이치앤비디자인, 직접 찾아갔지만...정확한 입장 내놓지 않아

그렇다면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왜 이 같은 계산식으로 나온 ㈜수 주식을 사들인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에이치앤비다인 사업장을 방문해 여러 질문을 던졌지만,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초 이 주식이 파생된 (주)수의 황득규 대표에게도 입장을 물었다. 황 대표는 “자기 주식을 에이치앤비디자인에 판 적은 없다”면서 “수 주식을 갖고 있는 제삼자가 몇 년 전에 매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수 주식 약 40%가 에이치앤비디자인에게 매도된 사실은 이미 알고 있던 상태였다. 최초 취득가액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확인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자신은 관계가 없다면서 에이치앤비디자인이 진행했으니 그곳에 물어보라”고 부연했다.

에이치앤비디자인 경영진이 ㈜수의 기업 전체가치를 313억원으로 평가해 41%의 지분을 130억원이나 주고 인수한 것이 '과연 상식적인 판단이었나'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 ㈜수 지분 매각한 메타버셜그룹 외 1인, 그들은 누구인가? 

그렇다면 ㈜수의 지분을 매각한 메타버셜그룹은 누구인가? 공시에선 메타버셜의 대표는 김진국 씨, 최대주주는 신길숙 씨로 기록돼 있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기 발행했던 사채를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대금을 지급하는데 메타버셜그룹에게 72억 8000만원어치의 CB(전환사채권)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권)를, 에스에스매니지먼트에게 57억 2000만원어치의 CB를 지급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에이치앤비디자인 공시 캡처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이 나타난다. ㈜수 주식을 팔고 에이치엔비디자인이 발행한 CB와 BW를 수령한 회사는 앞에 나와 있는 메타버셜그룹과 에스에스매니지먼트인데 이후 CB와 BW로 에이치앤비디자인에 주요 주주로 공시한 사람은 위 두 회사가 아닌 '김수연'과 '김상규'로 나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에이치앤비디자인 공시 캡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에이치앤비디자인 공시 캡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에이치앤비디자인 공시 캡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에이치앤비디자인 공시 캡처

김수연 씨와 김상규 씨는 그 이후 지속적인 매수, 매도를 반복하다가 2024년 1월 5일 '유콘파트너스'라는 회사에 전량 매도한다. 결국 약 7개월 만에 130억원어치의 CB와 BW 현금화에 성공한 것이다. 

여기서 계속해서 의문이 남는 부분이 있다. 애초에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왜 이런 결정을 한 것일까? 이익이 거의 나지 않는 기업을 13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인수할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2023년 회계감사 등을 통해 제대로 검증될 수도 있다.

◆ ㈜수의 CB/BW 매각해 130억원을 현금화한 김수연과 김상규는 누구인가? 
또 CB BW를 매각해 130억원을 현금화한 김수연 씨와 김상규 씨는 누구일까? 김수연 씨는 라임펀드 사기 공모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전 KB증권 델타솔루션부 팀장이다. 1심은 일부 유죄가 선고됐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상규 씨는 또 누구일까? 그리고 실질적으로 에이치앤비디자인의 CB와 BW를 김수연 씨와 김상규 씨에게 넘겨준 메타버셜그룹의 대표이사와 최대주주는 김수연 씨와 어떤 관계일까?

그리고 어떻게 김수연 씨는 세간의 관심이 큰 라임펀드 관련 항소심이 진행 중인 현 상황에서 장외 기업의 CB와 BW 등을 떠와 코스닥 기업에서 다시 매각하는 등 이러한 경제 활동을 계속해해서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수연 씨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문자도 남겼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코스닥 시장의 회계투명성이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바로 코스닥 디스카운트이다. 유망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을 떠나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불분명한 투자는 모두 주주들의 피해로 돌아간다. 에이치엔비디자인의 주가는 2023년 6월 ㈜ 수를 인수할 당시 4000원대에서 2024년 1월 19일 기준 1800원대로 반토막 이상 곤두박질친 상태다. 

[사진=에이치엔비디자인 주가 추이/HTS 캡처]

고스란히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은 기껏해야 포털 주주토론방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문제점을 토로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실질적으로 경영진들의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사정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팍스경제TV는 지속적으로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비상식적인 경영행태에 대해 취재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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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후에봄이오네요 2024-02-23 12:18:19
예전 기사에 KB 김수연 팀장과 라임자산운용 이종필 부사장이 인터불스가 이름 변경한 스타모빌리티인가 뭔가 하는 회사를 청와대에서 소싱했다고 이야기한 것이 보도되었었던 것 같은데요.... 김수연 팀장이 심상치 않은 인물인가 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