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경민 대신증권 부장 "기업밸류업,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수혜주는 자동차·금융
[인터뷰] 이경민 대신증권 부장 "기업밸류업,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수혜주는 자동차·금융
  • 유수민 기자
  • 승인 2024.0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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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 인터뷰
- "이익창출 능력 대비 저평가 받는 기업에 주목"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이 팍스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대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팍스경제TV]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한국 증시 저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지 주목됩니다. 14일 팍스경제TV와 만난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우선 이 부분에 대해 긍정적으로 진단했습니다. 물론 정부와 기업들이 지켜줘야 할 조건들이 있습니다. 

정부는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하고, 일정 부분 강제성도 부여해야 합니다. 기업들은 무턱대고 정부 지침만 따를 게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이드라인에 적극 호응해야 한다는 게 이경민 부장의 견해입니다. 

또 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 업종으로 자동차와 금융을 꼽았습니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정부 정책에 대응할 능력이 있는지, 이익 창출 능력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는지 등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아래는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과의 일문일답.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인을 무엇이라 보시나요.

-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한다면 원인은 너무 많죠. 일단 외국계에서 계속적으로 지적하는 부분들은 한국의 지배 구조와 복잡한 순환 출자 구조, 이런 것들에 대한 리스크를 계속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낮은 배당도 원인입니다. 또 주주와 관련된 정책보다는 오너 관련된 정책들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북한 리스크는 실질적으로 따져보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세법 관련된 부분들도 한국 증시를 억누른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 일단 일본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거든요. 일본이 워낙 저평가 상황들이 오래되다 보니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 주요 밸류에이션 지표, 예를 들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라든지 자기자본이익률(ROE)이라든지. 이런 여러 지표들을 통해 시가총액을 업종별로 비교했습니다. 그리고 저평가된 기업들은 이를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지수 또는 새로운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하면서 어느 정도 흐름을 구분 지어주겠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이런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약간의 불이익을 준다는 쪽으로, 즉 안 내놓은 기업들을 리스트업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 증시가 좀 저평가됐던 부분들을 굉장히 빠르게 탈피했죠. 그래서 1월 말 금융위원회에서 이런 것들을 언급하면서 2월 중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일본처럼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됐습니다. 왜냐하면 2023년에 일본 증시가 나스닥 다음으로 가장 많이 올랐거든요. 이런 기대감들이 좀 증폭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 정부 차원에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일정 부분 강제성이 필요합니다. 일본도 성공 포인트가 있었던 것들은 일부 강제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기에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것들. 그만큼 명확한 가이드라인 기준, 거기에 따른 명확한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를 좀 명시해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은 거기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지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이익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무조건 정부 정책을 따라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이런 것도 가늠해야 되겠죠. 이 기업은 적자인데 무조건 배당을 많이 해서 올라간다면 그건 더 기업쪽에 부정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주주 환원 정책을 할 수 있는 능력, 거기에 따른 정부 대응에 대한 적극적인 호응, 이런 것들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까요.

-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던 여러 가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도 굉장히 의지를 가지고 피력하고 있으며, 기업도 거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게 된다면 가치가 낮았던 기업들은 어느 정도 밸류가 좀 회복되고 정상화되는 그림들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 증시도 조금 봐야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실적이 꾸준히 연속적으로 들어올 수 있냐는 거죠.

한국의 많은 대표 기업들은 실적이 사이클을 탑니다. 반도체도 그렇고 자동차도 그렇고. 그런 상황에서 지금 내놨던 주주친화정책, 배당 아니면 자사주 매입 등 이런 정책들을 꾸준히 연속적으로 펼쳐나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일정 부분 밸류에이션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은 될 수 있겠지만 지속 여부는 몇 년 정도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은 무엇일까요.

- 일단 많은 분들이 싸다는 것 때문에 정상화될 수 있다고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능력이 있는지 그리고 ROE, 이익 창출 능력 대비 저평가받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최근 외국인이 저PBR주를 많이 산다고 말씀하시는데, 저PBR주를 다 사는 게 아니라 딱 골라서 삽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금융 등입니다. 왜냐하면 대표 업종들, 대표 기업들이 ROE 대비 PBR이 낮은 상황이거든요.

즉, 코스피보다 PBR은 낮고 ROE는 높은 수준이라서 굉장히 매력적인 업종들이라고 볼 수 있겠죠. 이 업종들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업종들이 충분히 저평가받고 있고 현금 능력도 충분히 갖고 있어서 주주친화정책이나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을 충분히 할 거란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자동차, 금융 정도를 말씀드리고 하나만 꼽자고 한다면 자동차가 좀 더 매력적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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