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칼바람'…'인생 3모작' 신중년 재취업
구조조정 '칼바람'…'인생 3모작' 신중년 재취업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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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앵커) 올 상반기 은행권에선 2900명 가까운 인원을 감축했습니다. 현대중공업도 다음 달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등 조선업계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는데요.

더불어 고령층이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에서 그만둔 평균 연령은 50세에 미치지 못했으며, 그 가운데 재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일자리 창출’을 내건 새 정부가 5월에 출범했지만, 곳곳에선 이처럼 ‘일자리’를 잃거나, 또 ‘일’을 잃고도 다시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마이더스HR 박선규 대표와 함께 주요 기업들의 구조조정 현황을 살펴보고 재취업 시장 환경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사실 청년 실업도 문제지만, 회사를 잘 다니다가 사측의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상당하죠?

박선규) 예, 최근 3년간 구조조정으로 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설명을 좀 드리자면, 2015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SK이노베이션, 팬택 등의 제조업과 국내 진출 외국계 제약업계, 불황여파로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된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등이 있었는데 대기업은 54개, 중소기업도 150개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2016년에는 삼성물산 1400여명, 삼성전자 2400여명 외에 외국계 증권사와 포스코 등 대기업 32개가 구조조정 대상에 선정되었고 중소기업은 176개 기업이 선정되었는데요.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였습니다. 

올 해에는 25곳의 대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는데요.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조선·해운 대기업 구조조정이 대부분 마무리 돼 구조조정 대상 업체 수는 7개 감소했습니다. 

앵커) 앞에서도 제가 잠깐 언급했지만 올해 특히 금융권의 구조조정 바람이 심한 것 같은데요?

박선규) 네, 맞습니다. 특이한 것은 금융권의 구조조정이 심화되고 있는 것인데요. 은행권 직원은 올 6월 말 현재 8만2533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076명 감소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는 KDB생명이 이 번 달 32명의 대상자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는데, 앞서 지난달까지 총 170명의 희망퇴직자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조선업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수주 불황에 따른 유휴인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르면 다음달 유휴인력 5000여명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기업에서 은퇴 또는 구조조정 당한 베이비부머 세대들 사이에서도 ‘재취업’은 가장 큰 화둔데요.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으신 분들의 재취업은 가능한가요?

박선규) 힘든 부분들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중장년 청년층이라 불리는 40~45세의 경우는 실무형 관리자가 대부분이라 노동생산성이 높고 연봉 부담이 덜해서 취업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는데요. 

중장년 중년층이라 불리는 46세~55세의 경우는 기업에서 부장에서 임원급에 해당되는데 연봉에 대한 부담이 약간 있어서 취업 가능성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중장년 장년층이라 불리는 56세~65세의 경우는 노동생산성이 약하고 연봉에 대한 부담 때문에 취업 가능성이 상당히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는 급여보다는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 사회공헌일자리, 인턴십, 시간제 컨설턴트 등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사실 100세 시대에 50~60세대는 한창 일 할 나인데요. 나라에서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고요.

박선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신중년 인생 3모작 기반구축 계획을 확정 발표했는데요. ‘주된 일자리→재취업 일자리→사회공헌 일자리’로 이어지는 삼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일자리 알선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재취업, 창업, 귀농·귀어·귀촌, 사회공헌과 같은 생애경로에 맞는 '인프라' 보강에 집중합니다. 

정부가 나서지 않더라도 누구나 쉽게 고용시장에 진·출입이 가능하도록 돕는 데 중점을 뒀다는 얘기로 정부가 일자리 대책 대신 일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대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신중년 일자리 대책,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있을까요?

박선규) 정부의 고용정책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64세까지를 생산가능인구로 한정하던 제도와 관행에서 벗어나 65세 이상은 물론 70세가 넘어도 적극적인 고용정책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런 정책기조에 따라 65세 이상 신중년에게도 실업급여를 지급해 온전한 근로자로 대접합니다. 우선 도급·용역근로자에게 적용하고, 추후 확대합니다. 

또 저소득층에만 시행하던 취업패키지 사업을 중위소득 100% 초과 신중년에게도 제공키로 했는데요. 사실상 소득과 관계없이 직업훈련과 일자리 알선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밖에 창업 관련해서, 생계형 창업의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상권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신사업 창업사관학교를 확대하며 세대융합형 창업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귀농, 귀어 준비기회 확대와 사회문제 해결형 사회공헌 활동 프로그램 개발, 생애경력설계서비스 확대 등이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HR회사에 계시고, 실제로 면접도 많이 보시잖아요. 구직자들이 재취업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선규) 경력과 역량 그리고 인맥과 직종을 고려해야 하고 정보수집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정보수집의 경우에도 잡포털이나 무료취업지원센터 등의 공식적인 창구 말고도 네트워크를 이용한 비공식 창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는 좀 더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취업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실패를 경험하고 계신데 연봉이나 규모, 근무조건 등에서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앵커) 성공 사례들도 많이 접하셨을 것 같은데요. 성공 재취업의 비결이 있다면요?

박선규) 첫째, 닥치는 대로 지원하는 ‘묻지마 취업’을 피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묻지마 취업으로 인해 재취업 전선으로 다시 내몰리는 현실이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둘째, 적합 진로분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경력의 유관분야가 아닌 본인에게 맞지 않는 진로 선택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다양한 취업시장에서 본인에게 맞는 진로를 찾도록 훈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단기부터 장기까지 목표를 수립해야 합니다. 치밀하게 전략을 짜고 실행 중심으로 완벽하게 계획한다면 성공 재취업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집니다. 


앵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인해 건설업종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박선규) 건설업의 구조조정 대상기업은 지난해 6개에서 8개로 전 산업 중에서 유일하게 늘었는데요. 다행스럽게도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와 시행사가 이번에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건설경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매각을 예상하고 있는 대우건설의 경우 대규모 인력감축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인데요. 정부의 부동산, 건설정책 기조를 볼 때 건설경기가 크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경기가 급격히 꺾일 경우 구조조정 대상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될 경우 연관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건설업종의 경우 하도급과 연관 산업이 줄줄이 엮여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구조조정은 종합업체에 국한되지 않아 대규모 일자리 감소가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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