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씨티은행, 기업금융 본격 강화..."글로벌 네트워크는 최대 강점"
[이슈] 씨티은행, 기업금융 본격 강화..."글로벌 네트워크는 최대 강점"
  • 김미현 기자
  • 승인 2022.0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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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금융 부문 정리..."올해 기업금융 강화"
-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기업 해외진출 지원"
- 신용도 저하 우려..."외부 제휴도 강화해야"

씨티은행이 지난해 36년만에 소매금융 부문 철수를 결정한 뒤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금융상품(TTS)과 자본시장상품 확대, 해외시장 확장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기업금융에서 괄목할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 소비자금융 부문 정리..."올해 기업금융 강화"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해 소비자금융 부문을 정리하면서 기업금융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씨티은행의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비율은 3대 7 수준입니다. 

지난해 씨티그룹의 소비자금융 출구 전략에 따라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영업정지 분야는 여신 및 수신, 카드, 펀드, 방카슈랑스 등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전체입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직원의 약 66%인 23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습니다. 이와 함께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를 올해 주요 경영과제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신년사에서 유 행장은 "기업금융 부문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으로 투자해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그는 "국내 라이선스를 활용해 자본시장 상품을 확대하고 기업금융 플랫폼을 강화하겠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경쟁력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영업 및 투자 활동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씨티은행 측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커머셜사업의 국내 영업이익과 여수신은 전년동기 대비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터내셔널 영업이익도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TTS의 영업이익 역시 계획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사진=씨티은행]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기업 해외진출 지원"

무엇보다 씨티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려 합니다. 모기업인 씨티그룹은 기본자본 기준 세계 8위 규모로, 약 160개국의 기업금융 영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습니다. 씨티은행은 지난 2월 현대건설과 업무협약을 맺고,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선진화된 금융 상품을 활용해 현대건설의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씨티은행 주도로 한국의 수출금융기관 및 글로벌 은행과 협업해 파나마 메트라 3호선의 초대형 금융조달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습니다.

해당 사업의 입찰을 진행한 파나마 공공조달국은 자금조달 구조를 핵심 요소로 봤습니다. 같은 달 씨티은행은 한화솔루션의 유럽 현지 자회사인 한화 EU 에너지 솔루션과 대주단 금융 계약을 맺었습니다.

씨티은행은 단독 주관사를 맡아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외사업금융보험을 기반으로 하는 4억3000만 유로(577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 금융에 자문을 제공합니다. 

신디케이트 금융은 여러 금융사가 같은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대출하는 집단대출입니다. 유 행장은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추진하는 그린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씨티은행]

신용도 저하 우려..."외부 제휴도 강화해야"

물론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기업금융 강화로 인한 신용도 저하 가능성입니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개인고객 기반이 약화되면서 여∙수신 규모 및 안정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가계신용대출과 신용카드 등 가계 기반 고수익성 자산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씨티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기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여신은 총여신의 약 60%를 차지합니다.

가계대출의 평균 이자수익률은 기업대출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직전 3개 분기 평균 이자수익률은 가계대출 3.42%, 신용카드채권 11.22%, 기업대출이 2.09%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김 연구원은 "영업부문별 손익 구성상 기업금융 비중을 고려할 때 소비자금융 폐지 과정에서 나타날 실적 변화 수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즉, 씨티은행이 기업금융을 얼마나 강화할지에 대한 수준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소비자금융 및 신용카드 부문에서 발생하는 판매관리비 비중은 77%입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소비자금융사업의 단계적 폐지에 따른 판관비 감소 효과는 존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외부 제휴를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김도훈 우리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소기업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려면 기업특화 상품과 함께 자금관리 서비스를 탑재하고, 외부 제휴도 적극 추진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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