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전직이냐 이직이냐 목표부터 정하라"
"재취업...전직이냐 이직이냐 목표부터 정하라"
  • 이규성
  • 승인 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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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②김동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 희망센터장의 재취업 5계명

"직장을 찾고 있음을 알려라..기본에 충실하라"
미리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유망 자격증 취득도 한 방법

'100세 시대'다. 우리나라 평균 퇴직연령은 53세다. 은퇴 시기는 점차 빨라지고 있다. 거의 반백년 남은 수명을 감안하면 '희망 은퇴 연령'은 70세가 넘어선다. 따라서 100세 시대는 재취업시대인 셈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밀려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는 일자리 부족과 나이에 따른 사회적 차별, 직업능력 부재, 체면 등으로 재취업이 사실상 막혀 있다. 재취업의 비결은 없는 것일까? 아시아경제는 전문가와 성공 인생2막을 살고 있는 경험자들의 조언을 통해 재취업 성공 노하우와 정보를 소개하는 `재취업`시리즈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직장은 나오니 사람들이 모두 외면하는 것 같았다. 쉽게 만나주지도 않고. 친한 이들도 밥 한끼 나누기도 차츰 불편해졌다. 직장 다닐 때 내가 얼마나 안온하게 살았는지 퇴직하고서야 실감 났다."

대기업 총무부장 출신으로 최근 지방 공기업 임원으로 재취업한 노문술씨(56)는 "황량한 세상에 홀로 서 있는 듯 외롭고 힘들어 퇴직 후 사람들조차 만나기 꺼려졌다"며 "이제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재취업 구직기간 동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씨는 1년 가량의 구직활동 기간을 인생에서 가장 서글프고 외로운 시기라고 술회하기도 했다. 그는 작년 말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이하 '희망센터')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하고는 겨우 안도감을 찾을 수 있었다. 희망센터는 2011년 설립돼 현재 한국무역협회 중장년일자리센터, 중소기업중앙회 중장년일자리센터 등과 더불어 '3대' 중장년 취업전문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재취업 구직자와 상당중인 김동준 전경련 일자리희망센터장
재취업 구직자와 상당중인 김동준 전경련 일자리희망센터장

희망센터는 이들과 역할을 나눠 주로 30대기업 은퇴 및 명예퇴직자 재취업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5000여명의 일자리를 알선, 제2의 삶을 지원했다. 김동준 희망센터장은 "재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은 많은 반면 일자리가 극히 드물어 제 때 재취업을 도와주지 못 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희망센터에 재취업 신청한 사람들로는 금융기관 임원, 5대 그룹 임원 및 30대그룹 최고경영자(CEO), 국장급 언론인, 군 장성, 대사 등 외교관, 교수 등이 포함될 정도로 고급 인력이 수두룩 하다. 김 센터장은 설립 당시부터 센터에 참여, 헤드헌터 못지 않은 재취업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김 센터장은 "고급기술력 및 경영 노하우를 갖춘 인재들이 재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절실하다"며 "여전히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데도 아깝게 소멸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고급인재들을 받아주기 어려운 사회 환경 탓에 당장 호구지책을 찾아 전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게 현실이다. 현재 희망센터는 3400여개 기업들과 연계돼 있으며 8000여명의 구직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일에 빠져 사는 동안 노후 준비에 소홀해 대부분 퇴직 이후 막막함으로 호소한다"며 "이들이 재취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취업하려는 이는 다양한 사례 속에서 성공 공식과 키워드를 찾아 차분히 안정감 있게 준비하라"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1990년대 초반 대기업 전자회사에 근무할 당시 자문역, 고문역 등의 직책으로 수많은 일본인 퇴직 기술자들이 대거 현장에 배치된 것을 경험한 적 있다"며 "전문기술력을 갖춘 인재들은 해외 취업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희망센터에서는 구직자 지원 서비스로 원스톱지원 프로그램, 상담·매칭 등 구직컨설팅, 우량중소기업 알선, 전문경영닥터서비스, 산학협력중점교수, 아웃소싱연계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센터장은 구직자들에게 항상 '재취업 5계명'을 강조한다. 김 센터장의 재취업 5계명은 ▲ 칩거에서 벗어나라 ▲ 직장을 찾고 있음을 주변에 알려라 ▲ 내게 적합한 채용정보를 추출하라 ▲ 입사지원 전에 회사를 분석하라 ▲ 기본에 충실하라 등이다. 김 센터장은 "재취업의 지름길은 평소처럼 자신감을 갖고 사람들과 교제하고, 전직할 것인지 이직할 것인지 목표를 분명히 결정한 다음 입사 가능한 기업이 보이면 프로파일링하듯 철저히 분석, 대응해야 한다"며 "퇴직에 당황하지 말고 취업알선기관에 나가 정보를 모으고, 상담하고, 재취업에 필요한 준비들을 하라"고 권고했다.

김 센터장은 "한 시중은행 지점장 출신은 동부기술원에 나가 2년 동안 보일러 기사 자격증 7개를 따 월급 150만원 수준의 빌딩관리회사 보일러 수리공으로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재취업 성공사례를 분석하면 눈높이를 낮춰 현실에 맞게 변화를 꾀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대기업 엔지니어 출신인 전용수씨(53)는 25년간 다니던 회사를 나와 당장 막막한 생각에 친구들과 벤처회사를 차렸다. 전씨는 퇴직 7개월만에 투자금을 다 날리고 나서야 희망센터를 찾았다. 이후 중견전문인력 재도약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준비, 중소기업 임원으로 재취업했다. 이에 김 센터장은 "대기업 정규직으로 재취업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며 "눈높이를 낮추고 나이와 상관없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일 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재취업 노하우를 전했다. 김 센터장은 "이직 혹은 전직하기 전에 어느 때나 취업 가능한 직업상담사,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중장기 계획을 세워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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