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순익 줄었는데, 임원 연봉은 늘었네
카드 순익 줄었는데, 임원 연봉은 늘었네
  • 조은임
  • 승인 2013.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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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카드, 상반기 실적 75% 하락, 등기이사 2명의 보수는 20% 상승
수수료율 인하·체크카드 활성화 등 위기 타개 위한 현실적 자구책 절실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일부 카드사들이 상반기 순익은 급감했는데도 임원의 연봉을 올려줘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치훈 사장 등 삼성카드 등기이사 2명은 올 상반기 평균 5억207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억3535만원에 비해 20% 가까이 오른 수치다.

반면 삼성카드의 실적은 급락했다. 지난해 상반기 6835억원의 순익을 올렸던 삼성카드는 올해 약 75% 떨어진 17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에버랜드 주식매각 이익을 제외하고 올해의 순익이 늘었다 하더라도 소폭에 그쳐 상대적으로 연봉은 대폭 상승한 셈이다.

실적하락에 상관없이 임원들의 보수가 올라간 건 다른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한, 삼성, 현대, 롯데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957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2% 떨어졌다.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37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4233억원에 비해 11.5%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등기이사 한 명 당 지난해에 비해 2000만원 많은 3억2800만원을 지급했다.

롯데카드의 순이익은 전년(828억원)에 비해 14.6% 하락한 707억원을 기록했지만 등기이사에 준 보수는 2억6100만원으로 4000만원 넘게 올랐다.

현대카드의 경우 등기이사 1인에 지급한 보수는 줄었지만 등기이사의 수가 2명에서 3명으로 늘면서 총 지급액은 17억5100만원으로 지난해 16억6400만원에 비해 소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의 올 상반기 순익은 871억원으로 지난해 904억원에 비해 3.7% 하락했다.

지난해 말 이후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하락에 실적 저하가 우려된다며 부가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이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부가혜택 의무 유지기간 이후 2년 내 혜택을 줄인 경우는 올해 들어 3월까지 25개에 달했다.

여기에 지난 3일 체크카드 24시간 이용, 1일 한도 증가 등을 담은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까지 발표되면서 업계에서는 카드사의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자구적인 노력과 함께 금융당국의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연합 경제정책팀 부장은 "지금처럼 임원들의 연봉이 증가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주장하는 수수료 보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원들의 연봉 기준이나 상승률과 같은 기준에 대해서 제대로 공개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00대 상장사 가운데 임원 보수지급 기준을 공시하고 있는 기업은 단 7곳에 불과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코스피100 구성 기업에 대해 사업보고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0대 기업 중 7개사만이 형식적으로나마 임원 보수지급 기준을 기재했다. 상장사가 임원에게 얼마큼의 보수를 지급하든 그 명목과 기준을 주주 및 투자자에게 알리고 있는 기업이 7%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이에 대한 제재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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